AI에게 기록 정리를 맡기면 자연스럽게 내 지식이 쌓일 거라고 생각했다. 대화도 모으고, 요약도 만들고, 문서도 정리한다. 일하는 흔적은 꽤 많았다.
기록과 신뢰 사이
그런데 막상 다시 쓰려고 하니 질문이 생겼다. 이건 최신 내용인가? 내가 나중에 바꾼 결정도 들어갔나? 완료됐다는 건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뜻인가, 실제 기록까지 반영했다는 뜻인가?
비서는 열심히 일했는데, 나는 비서의 일을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기존 자동화를 점검하면서 기록이 만들어지는 것과 믿고 다시 쓸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완료 표시 하나로는 그 간격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근거와 책임을 먼저
처음에는 더 많이 모으고 더 자주 정리하면 해결될 것 같았다. 지금은 순서를 바꾸고 있다. 먼저 누가 무엇을 정리할지, 어떤 근거가 있어야 완료라고 할지, 서로 다른 기록이 나오면 누가 판단할지를 분명히 하기로 했다.
특히 여러 작업이 같은 기록을 각자 고치게 두면 나중에 왜 그렇게 바뀌었는지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최종 반영의 책임을 한곳에 모으는 방향을 잡았다. 사람이 맡은 팀을 운영할 때도 업무 분담과 인수인계가 필요한데, AI라고 그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다시 확인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이 구조가 시간을 얼마나 줄여줄지는 아직 측정하지 못했다. 지금은 변경 대상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전환할 준비를 하는 단계다.
그래도 기준은 선명해졌다. 자동화가 잘됐는지는 생성된 문서 수보다, 내가 같은 일을 다시 확인하느라 쓰는 시간이 줄었는지로 보고 싶다. 다음에는 ‘정리해줘’라는 요청과 함께, 무엇을 믿고 다음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하는지도 먼저 정해보려 한다.